21세기 현대사회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무한 경쟁의 시대로 변모하고 있다. 사회 모습과 가치관이 변화되며 많은 제약과 긴장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동일한 상황에서도 각각의 사람마다 생각하고 이해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사람들 대부분 삶의 과정 속에서 여러 가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에 부딪치게 되는데 그 문제가 일시적인 것이 아닌 오래 지속될 경우에 적응의 문제를 겪게 된다. 이때에 비정상적이고 부적응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극복한다면 본인의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지만 오랜 시간 이상행동이 누적되고 이상행동이 하나의 행동 패턴으로 나타날 경우에 심리적 장애로 이어진다.
인간의 삶에서 나타나는 이상행동의 유형들 중 DSM-5에서 기술하고 있는 성격장애 중 극적이고 감정적이며 충동적이고 변덕스러운 특성을 보이는 B집단(cluster B)에 포함되어 있는 히스테리성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 반사회성 성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를 가진 매체 속 인물을 통해 분석해 보고자 한다.
II. 본 론
1. 히스테리성 성격장애 : 나만 사랑해줘
능동적-의존적 성격유형으로 타인의 애정과 관심을 얻기 위해 매력적, 사교적, 유혹적으로 행동한다.
사람들과 사교적으로 친밀해 보이며, 외모를 통해서 관심을 끌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관계나 감정에 깊이가 없고 피상적인 수준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다. 타인으로부터 관심을 받기 위해 노력하며 자신이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면 우울해 하거나 화를 내는 등의 행동을 한다. 이들은 외모나 옷차림 등 겉모습을 활용하여 매우 매력적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호감형이 되기 쉽지만, 깊이가 없는 대화나 과장된 감정표현 등의 경향을 보인다.
타인으로부터 지지를 얻기 위하여 잘 어울리고 비위를 맞추지만 타인을 이용하기 위해서 기술을 사용하는 등 자기중심적이며 피상적이다. 사소한 자극에도 충동적으로 과도한 반응을 보이며 자신의 요구가 좌절되면 상대방을 위협하거나 상식에서 벗어난 비합리적 행동을 취하기도 한다.
히스테리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 대부분은 피상적으로 인식하는 습관으로 인하여 깊이 있게 생각하는 것을 꺼린다. 자신에 대해서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세부적인 것은 멀리한다. 또한 다른 사람이 자신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고 보는데 이는 어린 시절 동일 성(性)의 부모로부터 애정에 부족함을 느껴 자신을 지켜줄 대상을 반대 성(性)의 부모에게 집착하는 것으로 감정표현을 습득하게 되었다. 이들은 자신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고 사교성이 높다고 판단하는데,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다른 사람이 즐겁거나 감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등으로 외부에서 얻는 보상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인 스칼렛 오하라는 전형적인 히스테리성 성격장애를 지녔다. 일부에서는 여주인공 이름을 따서 ‘스칼렛 오하라 증후군‘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미지 출처 :The New York Times 홈페이지 스칼렛 오하라는 예쁜 얼굴과 매력을 능수능란하게 휘둘러 많은 남자들의 관심과 인기를 한 몸에 받지만 첫사랑인 애슐리에게만 거절당한다. 거절당한 애슐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에 대한 복수로 애슐리의 부인의 오빠와 결혼하고, 두 번째 결혼은 돈 때문에 동생의 애인과 한다. 버틀러와의 마지막 결혼조차 사랑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는 성적으로 유혹적이며 도발적이다. 새로운 대상이 나타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외적인 매력을 어필하며 접근한다. 오래되고 진실로 자신을 받아주는 관계는 무시하며 피상적인 관계만 이어가면서 주위 사람들은 고통을 받는다. 자기 중심적이고 도덕성이 없는 스칼렛은 자극적이며 타인의 애정을 얻기 위해 자신의 미모를 이용하였다. 히스테리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해리를 주요 방어기제로 사용하는데, 스칼렛 오하라 역시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극도로 꺼리며 완벽하게 치장된 모습만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했다. 본인 스스로 혼자 해결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남자를 이용하여 삶을 영위하려 하고, 모든 남자들이 자신을 사랑할 것이며 사랑받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것이 전형적인 히스테리성 성격장애를 갖고 있는 캐릭터이다.
2. 자기애성 성격장애 : 내가 제일 잘나가
자기 사랑이 지나치고 자신에 대한 평가가 과장되어 있어서 오만하고 애정이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쏟는 성격을 말한다.
스스로를 우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성취나 재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이 부족해도 선천적으로 우월한 존재로 인정받기를 원해 과도한 찬사를 원한다. 과도한 자기 사랑과 자기도취로 심하면 ‘우주의 중심은 나’라는 망상을 갖는다. 이러한 특권의식으로 주변에서 자신을 칭찬해주는 것이 당연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분노를 느낀다. 이들은 자신의 욕구 만족을 위하여 타인을 이용하는데 공감능력의 결여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등 잦은 갈등을 겪게 된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자들은 유아기 때 부모에게서 받은 사랑과 애정이 자기애에 고착되어 성인이 되어서도 가족에게서 받은 특별우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즉 부모의 과대평가로 인하여 사람 사람의 권리나 관심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우지 못하게 된다. 이들은 긍정적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것은 무시하고 왜곡한다. 자신의 가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이에 의문을 갖는 것에 대하여 모욕감을 느낀다. 그러나 자신의 확신이 흔들릴 경우 분노, 수치, 공허, 우울 등을 겪는다. 현실 왜곡을 위하여 합리화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자존감 회복을 위해 단점을 희석시키고 자신의 가치와 우월감을 유지한다.
JTBC 드라마 <SKY캐슬>의 예서의 아빠 강준상(정준호)에게 자기애성 인격장애가 있다고 정신과 전문의는 말했다. 이미지출처 : JTBC 홈페이지
강준상은 자신은 항상 특별해야 하고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인(염정아)의 출신과 배경에 대하여 수치감을 느끼고 있으며, 결국 아내가 신분을 속일 때에 옆에서 거든다. 이러한 행동은 자신에게 속한 부인 역시 특별성을 갖고 있어야 자신이 타인으로부터 우월감과 특권을 맞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딸(예서)이 높은 성적으로 주목받고 있을 때에만 사랑을 주고 딸 또한 자신의 특별함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강준상이 의사가 된 결정적인 이유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따랐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선택하고 자신이 노력해서 이뤄낸 결과인 것처럼 생각하며 행동한다. 실질적으로 같은 이유(부모의 권유와 지도)로 의사가 된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것으로 자기 자신의 생각이 진실인 것으로 행동하며 가짜 이유를 진실인 것처럼 합리화시키며 나는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등 전형적인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다.
3. 반사회성 성격장애 : 강한 자만 살아남는다
사회 규범이나 법을 지키지 않고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행동을 보이며, 이에 대한 반성과 후회의 모습이 없이 폭력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성격을 말한다.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복적인 거짓말 등 사기 행동을 일삼으며 구속당할 행동을 반복한다. 지속적인 무책임 속에서 충동성과 공격성을 나타내며 타인과 자신의 안전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이 자신의 행동을 후회할 경우는 행동의 결과로 처벌을 받았다는 사실 때문이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타인에게 무관심한 관계를 맺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타인의 반응에 매우 민감하다. 의도적으로 숨기며 거칠고 적대적으로 표현한다. 권위에 매우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대부분 아동기에 학대를 받은 경험이 존재하며 부모 역시 범죄자인 경우가 많 다. 부모에 대한 적대감과 학대 등을 모방하거나 적절한 부모 모델의 상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람과 감정의 유대를 쌓을 수 없는 것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타인이 보여주는 친밀감은 나약함을 드러낸다고 판단하며 고집이 세고 자신의 적대감을 타인의 행동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독립적이고 권력지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법에 저촉되는 행위와 같은 무모한 행동을 보이는 등 법이나 규칙 위에 군림하려 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영화 <베테랑>의 조태호는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지출처: 다음 영화 페이지망나니 재벌 2세인 조태호는 영화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그중에서도 임금 체불에 항의하러 온 기사에게 ‘겨우’ 420만 원을 받으려고 한다며 어이없다고 표현하며 체불된 임금을 받기 위해서 권투에서 이기면 된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기사의 아들에게 아빠의 폭행 장면을 보여주고 폭행을 당하고 온 기사를 보고 화가 난다며 결국 폭행치사에 이르게 한다. 또 자신이 하는 일이 자신 뜻대로 되지 않자 키우던 개를 죽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조태호는 주변의 인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심지어 죽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냉담하며 후회하지 않고 마땅히 할 일이었다는 등의 자기 합리화로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조태호의 모든 면면이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가진 자를 표현하고 있다.
4. 경계성 성격장애 : 나는 누구인가
애정과 분노가 교차하여 사람들과 관계를 맺음에 있어 보통 사람들보다 더 큰 공포를 가지고 있는 성격이다.
만성적인 공허함에 시달리며, 자아정체감 등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혼란을 보인다. 극단적인 심리적 불안정성이 나타나 낭비, 폭식, 약물남용, 자해 행위, 자살시도 등 심한 충동성이 반복적으로 생활 전반에 나타나며 자신에게 위해를 끼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난다. 이들은 유아기의 분리-개별화 단계에서 양육자가 아이에게 안정된 애정을 느끼지 못했거나 불안정한 정서적 관계가 형성되어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자신을 버릴 것이라는 두려움이 크게 나타난다. 자신은 환영받지 못하는 자라는 생각으로 상대방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거절과 버림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관계를 맺는 상대방에 대한 태도가 변덕스럽다. 같은 인물에 대해서도 극단적으로 평가하는데 찬사를 보내던 상대방도 어느 순간 형편없다는 태도를 취한다. 좋은 것과 나쁜 것, 바람직한 것과 바람직하지 않은 것, 옳은 것과 그른 것이 적절히 통합되어있지 않다. 이러한 태도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지각과 평가에 바탕이 아닌 어떤 상황에서 어떤 면이 활성화되고 있는지에 따라 평가가 나뉜다. 그러면서도 타인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구속당하는 것은 극도로 부담스러워하며 혼자 있기를 갈망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뚜렷한 이유가 없어도 분노 표현을 하고 상대방 욕을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분노 폭발은 스스로에게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상대방의 입장 혹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부적절한 경우가 많다. 내면에 가득한 분노가 활화산처럼 잠재하고 있다가 사소한 자극에 폭발하고는 한다. 분노 폭발 뒤에는 자기 비난 수치심이 따라오고 분노 표출을 한 상대방에게 비굴할 정도로 사과하는 모습도 보인다. 경계성 성격장애자들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다. 부정적이고 혼란스러운 자기 가치감으로 인하여 올바른 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자신의 삶의 주체가 되기 어렵다.
이러한 경계성 성격장애의 극단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을 보이는 2004년 개봉한 <얼굴 없는 미녀>의 지수가 대표적이다. 이미지출처 : 코리아필름 홈페이지지수는 가장 많이 사랑했던 남자로부터 버림받은 이후 이성에 대한 경계와 의심을 갖고 산다. 남편 또한 외도로 자신을 버리고 떠날 거라는 불안감을 갖고 있으며 본인이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공격적으로 변하고 자살시도를 하는 등 경계성 성격장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수가 말하는 언니에 대한 기억과 쌍둥이 출산 등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진실인지 확인할 수 없다. 지수 자신의 상상과 망상을 기정사실화 하기 때문이다. 지수는 자기와 타인과의 경계에서 혼돈을 경험하며 상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한다. 지수는 의사의 여자와 동일시하거나 의사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등의 방어기제를 사용하며 자시의 행동에 정당함을 입증하려 한다. 지수는 모든 일에 감정적으로 판단하며 결정을 하기 전 인격이 바뀌는 것처럼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망상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남의 탓으로 돌리고 ‘미친 듯이’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III. 결 론
성격장애라는 것이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격장애는 한 사회에서 통용되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방식이 잘못 진행되는 과정이 지속되는 내적 경험과 행동양식이다.
B군 성격장애는 극적이고 감정적인 성격장애의 유형이 속한다. 위에서 예시를 든 4명의 캐릭터 또한 각각의 성격장애 진단에는 충족하지만 개개인의 문제들과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실제로 영화나 드라마, 소설을 읽을 때는 단순하게 ‘이상한 성격이다’라고 생각했으나 성격장애와 관련된 항목들이 비추어 맞춰보니 색다르게 다가왔다. 이들은 대부분 사춘기 이전부터 시작되어 오랜 시간 지속된 성격장애를 갖고 있다. 유아기-아동기 시절의 양육의 중요성과 자신 스스로의 정체성 확립이 어느 정도 중요한 것인지에 대하여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또한 인간의 심리에 대하여 단순하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며 폭넓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한 사람에 대하여 단순히 ‘이상하다’라고 평가했던 것에 대하여 좀 더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접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대 사회에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며 수많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존재한다. 그리고 나 역시 정신장애에 무관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생의 삶을 살면서 각각의 사람들의 모습을 이해하고 인정하면서 인간의 내면적인 고통과 불행에 대하여, 정신장애와 이상행동에 대하여 인간 행동에 대하여 더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IV. 참고문헌
현대 이상심리학 2판 / 권석만 / 학지사 / 2013
이상심리학 / 최정윤, 박경, 서혜희 / 학지사 /2007
연극성 성격장애 / 김정욱, 한수정 / 학지사 / 2016
자기애성 성격장애 / 한수정 / 학지사 / 2016
반사회성 성격장애 / 신희천, 신은향 / 학지사 2017
경계선 성격장애 / 조성호 / 학지사 / 2016
영화 속 심리학 : 영화를 통해 정신병리를 쉽게 이해한다 / 박소진 / 솔메이트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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